오는 12월부터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던 '창고형 약국', '약 마트', '전국 최대 규모' 등의 상업적 약국 간판이 사라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약국의 기능을 왜곡하고 소비자의 의약품 과다소비를 유도하는 명칭과 표시·광고 기준을 구체화한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도를 넘은 상업화… 의약품 오남용 우려가 부른 규제
그동안 일부 대형 약국들은 '창고형', '마트형', '최저가 할인' 등의 자극적인 문구를 앞세워 환자를 모객해 왔다. 이러한 과도한 마케팅은 의약품을 공공의 재화가 아닌 단순한 공산품처럼 취급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국민의 무분별한 의약품 과다소비와 오남용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의약품은 오남용 시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특수한 재화다. 상업적 논리가 전문성을 압도하는 과열 경쟁을 막아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번 법 개정 및 시행규칙 구체화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었다.
'마트·최대' 금지… 구체화된 약사법 시행규칙
이번 개정안은 약국 명칭 및 표시·광고 제한 기준을 유형별로 명확히 규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는 약국 기능을 왜곡할 수 있는 '창고', '마트', '공장' 등의 명칭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또한 의약품 과다소비를 유도할 우려가 있는 '할인', '특가', '저렴' 등의 표현과 객관적 근거 없이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최대', '최고', '최초', '제일 큰' 등의 수식어 사용도 엄격히 제한된다.
"마케팅보단 윤리의식" 보건의료인 본연의 자세 요구
보건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행정적 제재를 넘어 업계 전반의 자정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의료와 약업은 결코 마케팅의 영역이 될 수 없다"며 "환자를 단순한 고객으로 환산해 박리다매식 판매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의약품 전문가로서 국민 건강을 수호하는 보건의료인의 윤리의식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규제 넘어선 상생 방안…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 필수
다만, 현장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들의 고충을 헤아리는 제도적 대안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치열한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 속에서 생존을 위해 자극적인 마케팅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적 구조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무조건적인 단속과 처벌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24시간 운영이나 의료 취약지 약국 유지에 수반되는 경영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가 체계 정비와 공공 심야 약국 지원 등 국가적 차원의 실효성 있는 조율 체계가 마련될 때, 비로소 국민 건강 보호와 공급자 생존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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