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 혁파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경기도는 경기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5대 첨단산업 분야에서 발굴한 12개 현장 중심 규제개선 과제를 정부에 제안했다고 1일 밝혔다. 급격한 기술 발전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 지체'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로 불리는 경기도는 2024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 중 제조업 비중이 39.0%에 달하며, 전국 제조업 사업체의 31.9%가 밀집해 있다. 특히 고위·중고위기술산업군의 고용 비중이 도내 전체의 51.1%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 중심 산업의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 중이다. 지난 4월 도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4.9% 증가했으며, 반도체(235.5%)와 컴퓨터(608.7%)가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위험 수준과 무관한 일률적 규제 잣대가 첨단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신기술에는 빠르게 대응하고, 위험한 부분은 더 꼼꼼하게 관리하는 방식"으로 규제 패러다임을 대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험도에 기반한 차등 규제와 규제샌드박스 개편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제안된 12개 과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바이오, 첨단 모빌리티, AI, 로봇 등 5대 맞춤형 제도로 구성됐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안전장치 보강을 전제로 연구개발용 화학물질의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비공개 승인 절차를 합리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바이오 분야는 미성년자 대상 DTC 유전자검사의 별도 근거자료 요건을 완화하고, 중증·난치성 질환 치료용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신속처리 대상 지정 범위를 확대할 것을 건의했다.
첨단 모빌리티 산업을 위해서는 저위험 반복비행 드론의 장기 비행승인 범위를 넓히고,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의 법적 근거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AI 특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운영 및 독립적 근거 마련, 실외이동로봇의 부품 변경인증 부담 완화 등 신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
박진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는 제조업과 첨단기술 산업이 집중된 만큼 기업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규제 애로를 상시 발굴하고 해결하는 체계가 중요하다"며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실제 데이터를 쌓고 이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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