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연천군의 한 염소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염소 60마리 중 49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원인이 '보툴리즘(Botulism)'으로 최종 확인됐다. 고온다습한 여름철 변질된 사료나 오염된 물을 통해 감염되는 치명적인 신경독소 질환이 발생함에 따라, 이천시를 비롯한 도내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는 지난달 20일 집단 폐사가 발생한 연천군 염소농장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보툴리즘 독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에서는 건강하던 염소들이 뚜렷한 전조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폐사하는 피해를 입었다.
보툴리즘은 보툴리눔균(Clostridium botulinum)이 생성하는 강력한 신경독소에 오염된 사료나 음용수를 섭취해 발생한다.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섭취한 독소량에 따라 기립 불능과 마비 증세가 나타나며 급사율이 매우 높아 축산농가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과거 2011년에서 2012년 사이 경기 포천과 연천 등지에서 20여 개 농장의 소 400마리 이상이 집단 폐사한 바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국내 최초로 염소 보툴리즘이 진단되기도 했다.
이 질병은 사계절 내내 발생할 수 있으나, 특히 비가 잦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발생 위험이 급증한다. 밀폐된 공간에 보관되어 부패한 사료나 오염된 물, 주변의 동물 사체 등이 주요 감염 경로로 지목된다. 평소와 같은 사료를 급여하더라도 기후 변화에 따라 쉽게 변질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이천시 등 감염 우려가 있는 도내 소·염소 농가를 대상으로 예방백신을 지원하며 정기적인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축사 환경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의심되는 사료 급여를 즉각 중단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최옥봉 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장은 "축사 환경을 청결히 유지하고 변질된 사료나 오염된 물의 섭취를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발생 우려가 있는 소 및 염소 농가에서는 도에서 지원하는 예방백신을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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