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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연극협회 창작 역사극 "침묵으로 봄 깨운다", 1919년 제암리 비극 '묵춘' 무대로

임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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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4월 15일 제암리 학살 실화 바탕 창작 역사극… 벙어리 하인 덕수의 부성애와 평범한 이웃들의 희생 조명

묵춘 포스터 _ 김지애 배우 제공
묵춘 포스터 _ 김지애 배우 제공

이천연극협회가 1919년 일제강점기 제암리 학살 사건을 소재로 한 창작 역사극 '묵춘(默春)'을 선보이며 그날의 아픈 역사를 무대 위로 소환한다. 이 작품은 3·1운동 이후 일제의 잔혹한 탄압 속에서 희생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가족애를 통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를 묵직하게 조명한다.

극의 배경은 1919년 4월 15일 경기도 화성 제암리다. 당시 일본군은 3·1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마을 주민들을 교회에 가둔 뒤 총격과 방화를 자행해 수십 명의 민간인을 학살했다. '묵춘'은 이러한 참혹한 실화를 바탕으로, 벙어리 하인 '덕수'와 그의 하나뿐인 딸 '순이'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다. 일본군을 피해 온 독립운동가를 숨겨주며 평화롭던 마을에 긴장감이 감돌고, 비극적인 운명 앞에서 끝까지 딸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덕수의 헌신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작품은 역사적 사건의 단순한 재현을 넘어 참극 속에서 살아간 이웃들의 사랑과 희생에 주목한다. 공연 리플릿 표지에 적힌 "침묵으로 봄을 깨운다"라는 문구와 거칠어진 손 위에 놓인 한 송이 꽃은 희생과 기억, 그리고 기어이 다시 찾아오는 봄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침묵 속에서도 이어지는 저항의 기억을 연극적 언어로 풀어내며 현대의 관객들에게 3·1운동의 숭고한 의미를 다시금 환기시킨다.

유영근 이천연극협회 지부장은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고, 희생된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문화예술을 통해 서로 공감하고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병철 역의 유영근을 비롯해 덕수 역을 맡은 김우수가 작·연출까지 겸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최우석(철수·나까무라 역), 주소영(순이 역), 김지애(끝순·독립군 외 역), 김민서(옥분 역) 등 실력파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와 함께 최창실 무대감독, 김유경 조연출, 김에드콤 무대 디자인, 김태임 음악감독, 김종훈 조명감독, 주명규 진행총괄 등 지역 예술인들이 제작에 대거 참여해 과거와 현재 세대를 연결하는 뜻깊은 예술의 장을 완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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