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1988년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농지 불법 전용에 대한 양성화를 추진한다. 명백한 부동산 투기나 중대한 불법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하되, 상속이나 고령화 등으로 인해 발생한 농촌의 관행적 위반 사항은 구제하여 실제 농업인의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투기는 '무관용 원칙'… 중대 불법 전용 엄단
농식품부는 지난 21일 당정협의회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농지 전수조사 추진상황 및 향후 조치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투기성 농지 소유자와 실제 영농인을 명확히 분리하는 데 있다.
정부는 실제 영농 의사 없이 시세차익이나 개발이익을 노리고 농지를 취득하는 행위를 명백한 투기로 규정하고 엄정 조치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거짓 영농계획서를 제출한 뒤 무단으로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하는 행위, 허위 농업법인을 세워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행위 등이 주요 적발 대상이다. 또한, 국가 자원이 투입된 농업진흥지역 내에 야적장이나 야영장 등 비농업용 시설을 무단 설치하는 중대한 불법 전용 역시 원상회복 명령 등 농지법에 따른 강력한 처분이 부과된다.
38년 만의 특별조치법… 관행적 위반은 '양성화'
반면, 투기 목적이 없는 농촌 현장의 관행적 위반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정상화 및 양성화 기회가 부여된다. 농식품부는 1988년 이후 처음으로 농업용 및 공공시설 등의 경미한 불법 전용을 합법화하는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 농업진흥지역 훼손 등 중대한 위반이 아니라면, 사후 전용 추인 절차를 거쳐 농지보전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양성화할 계획이다.
임대차 정비기간 11월 15일까지 연장… 농지은행 역할 강화
농업인 간의 관행적인 교환 경작이나 마을 단위 공동 경작 등 투기와 무관한 임대차 위반 사항도 구제받을 수 있다. 실경작자의 영농 안정을 위해 해당 농지를 농지은행에 임대 위탁할 경우 처분이 유예된다. 다수가 소유한 공유 농지 역시 과반수의 동의만 있으면 농지은행 위탁이 허용된다.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 계획됐던 임대차 특별 정비기간은 오는 11월 15일까지 연장된다. 특히 소유한 지 3년이 지난 농지를 이 기간 내에 농지은행에 위탁 임대하면 보완조사 대상에서 전면 제외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데이터 기반 농정 대전환… 2조 원대 예산 투입
정부는 처분 유예와 사후 전용 추인의 법적 근거를 담은 특별조치법 제정안을 올해 12월까지 마련해 국회 의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 1분기에는 세부 지침을 현장에 시달하고, 2분기 중 농지법 본법 개정에 나선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고령농 현금화 및 청년농 농지 공급을 위한 농지은행 맞춤형 지원 예산을 2조 2,617억 원 규모로 대폭 확대하고 농지연금 예산 확충도 병행 검토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지 전수조사는 우리 농지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도를 현실에 맞게 바꾸어 농업·농촌을 활성화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선의의 농업인과 국민에게 불이익이나 불편이 없도록 조치할 것이니 불안해하지 마시고 조사에 적극 협조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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