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미등록 이주아동이 최대 4843명에 달하며, 이들이 존재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심각한 '이중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이 같은 실태를 고발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위한 5대 정책사업을 제안했다.

최대 4843명 추정… 전국 최대 이민사회 경기도의 과제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 미등록 이주 아동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미등록 이주아동은 최소 1617명에서 최대 4843명(대표 시나리오 2339명)으로 추정된다. 공식 통계가 없어 파악이 어렵지만, 행정자료와 통계적 가정을 통해 산출한 수치다.
특히 2024년 기준 경기도의 외국인 주민은 84만 5074명으로 전체 도민의 6.1%를 차지한다. 전국 최대 규모의 이민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미등록 이주아동 문제 역시 가장 밀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영유아기부터 성년기까지… 생애주기별 '이중 배제' 굴레
연구진이 현장 활동가 등 33명을 대상으로 질적 면접조사를 진행한 결과, 미등록 이주아동은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공백과 실질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중 공백'을 동시에 겪고 있었다.
이들의 고충은 연령대에 따라 성격이 전환되며 누적되는 구조를 보인다. 영유아기에는 사회적 망에서 누락되는 '미발견' 상태에 놓이며, 학령기에는 가족의 돌봄 부담을 떠안는 '전가(영케어러)' 현상을 겪는다. 이어 청소년기에는 대학 입시와 각종 시험에서 배제되는 '박탈'을 경험하고, 성년 전환기에는 결국 사회적 정체성마저 끊어지는 '단절'로 이어진다.
아동확인증 발급 등 5대 핵심 정책 및 조례 개정 제언
보고서는 미등록 이주아동이 부모의 체류자격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조건을 감당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국으로서 보편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손을 방치할 경우 결국 지역사회 전체의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경기연구원은 5대 핵심 정책사업을 제안했다. 모든 서비스의 전제가 되는 아동확인증 발급 및 공적 체계 편입을 시작으로 임산부·신생아 지원, 아동 의료비 지원 및 건강검진, 보육료 지원 및 양육자 역량 강화 등이 포함됐다.
또한, 출입국관리법상 통보 의무를 방어할 수 있는 조례 차원의 '정보 방화벽' 구축을 권고했다. 이를 위해 경기도 외국인주민 지원 조례, 출생 미등록 외국인 아동 발굴 및 지원 조례 등 5개 관련 조례의 통합적 개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민관 '느슨한 연계' 통한 실효적 지원망 구축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전달체계로는 경기도, 광역 코디네이팅 기구, 기초지자체, 지역거점 실행기관이 역할을 분담하는 4자 모델을 제시했다. 민간 단체가 쌓아온 유대감(라포) 기반의 활동 가치를 공공이 인정하고, 고정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김규희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사회에는 이미 미등록 이주아동을 돕고 있는 기관과 사람들이 많다"며 "새로운 일을 만들기보다 민간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을 공공이 지원하는 방식의 '느슨한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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