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선택

경기연구원, 반도체 전력난 '에너지 고속도로'로 푼다… 송전망 건설 7년 단축

이민수 기자
| 입력:

도내 840km 고속도로 유휴부지 활용 태양광 발전 및 송전망 구축… 주민참여형 수익 공유 모델 제안

세계 최대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으로 경기도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연구원이 도내 고속도로 인프라를 활용해 송전망 건설 기간을 최대 7년 단축하는 혁신적인 '경기도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을 발표했다.

경기도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 = 경기연구원 제공
경기도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 = 경기연구원 제공

경기연구원은 3일 발표한 연구보고서 '반도체 시대의 전력난, 고속도로 위에서 답을 찾다'를 통해 2050년 경기도의 연간 전력사용량이 현재의 두 배 수준인 최대 32만 3,000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사유지 보상과 주민 반대로 10년 이상 소요되는 기존 송전선로 건설 방식 대신, 이미 국가가 확보한 고속도로 국유지를 송배전망 회랑으로 활용해 전력 병목 현상을 타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고속도로 회랑 활용해 송전망 건설 5~7년 단축

이번 구상의 핵심은 서해안 간척지(시화·화옹·평택호)에서 생산될 약 3GW 규모의 대규모 태양광 전력을 반도체 산업이 밀집한 경기 남부 수요지로 직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해안·평택시흥 고속도로를 최단 경로로 활용한다.

특히 지중화 방식으로 도로 부지 내에 송배전관로를 매설하면 사유지 수용 및 민원 절차가 생략된다. 이를 통해 기존 평균 13년가량 걸리던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5~7년 이상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되는 용인 반도체 공장의 전력 공급 시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휴부지 태양광 발전과 휴게소 대용량 ESS 연계

고속도로 인프라 자체를 거대한 무공해 발전소로 조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도내 고속도로 비탈면, 성토부, 방음벽 등 약 840km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총 588MW(연간 발전량 약 773GWh)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고속도로 휴게소와 나들목 거점마다 약 4MW급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전력망의 효율을 높인다. 낮 동안 생산된 잉여 전기를 저장했다가 밤에 송전함으로써, 배전선로의 태양광 접속 한계를 기존 14MW에서 18MW로 확대해 전력 계통에 즉각적인 여유를 제공한다.

주민참여형 상생 모델로 입지 갈등 원천 차단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주민 수용성 확보 방안도 제시됐다. 사업비의 4% 이상을 도민이나 지역 주민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주민참여형 모델로 설계해 정기적인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민이 사업의 주주가 됨으로써 법적 이격거리 규제 적용을 배제받고, 입지와 수익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아울러 경기도,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간의 다자간 역할 분담을 통한 본사급 합동 3자 협력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1단계 선도 시범사업으로 서해안 간척지 태양광을 잇는 '서화성 집전 피더망'을 우선 추진하고, 향후 도내 전 노선 및 전국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김점산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와 AI 산업의 성패는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고속도로를 활용한 에너지망 구축은 주민 갈등과 토지 보상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을 수 있는 현실적이고 혁신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

댓글 (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