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이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유지 등에 들어가는 막대한 전기요금을 일반 가정이 부담하는 상황에 대해 경기도민 10명 중 8명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도민 4,7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AI가 만든 부를 사회와 나누는 'AI 공유부'의 단계적 설계 방안을 제시했다.
"AI 공유부 처음 듣는다" 66.5%… 시민 참여 요구는 75% 달해
이번 조사에 따르면, AI가 창출한 부를 시민과 나눠야 한다는 'AI 공유부' 개념에 대해 도민의 66.5%가 "처음 들어본다"고 답했다.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5.5%에 불과해 아직 사회적 인지도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인지도는 AI 활용 역량과 소득 수준에 따라 확연한 격차를 보였다. AI 고급 기능을 사용하는 도민 중 18.6%가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반면, AI를 거의 활용하지 못하는 집단은 2.0%에 그쳤다. 소득별로도 월 200만 원 미만 저소득층의 72.2%가 개념을 모른다고 답해 고소득층(62.4%)과 대조를 이뤘다. 다만 개념 인지도와 별개로, 응답자의 75.2%는 "AI 공유부 정책 결정 시 시민 참여가 중요하다"고 답해 공론화와 숙의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보다 '비용 전가'에 분노… 67.2%는 'AI 데이터세' 찬성
도민들은 AI 기업의 막대한 수익 창출 자체(51.9%)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가계나 사회로 전가되는 문제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AI를 둘러싼 6가지 상황별 불공정 인식 조사 결과, "데이터센터 전기 사용 부담을 일반 가정이 지는 것"에 대해 79.1%가 불공정하다고 답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해외 AI 기업이 한국인 데이터로 수익을 올리면서 세금을 거의 안 내는 것"(76.6%)이 2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AI 서비스 접근 격차(66.0%), R&D 투자 이익의 민간 독점(64.0%), 일자리 상실 보상 부재(62.6%) 순으로 높은 불공정 인식을 보였다. 시민 데이터를 활용한 대가로 부과하는 'AI 데이터세' 도입에 대해서는 67.2%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월 10만~50만원 현금 지급" 1순위… 생계 보완 기대감 커
AI 부의 분배 방식에 대한 선호도는 팽팽하게 나뉘었다. 1순위 기준으로 '현금 직접 지급'이 39.6%로 가장 높았으며, 'AI 기금 조성(교육·인프라 투자)'(33.0%)과 'AI 국부펀드 및 지분 배당'(22.9%)이 뒤를 이었다.
만약 AI 배당금이 지급될 경우 적정 금액으로는 '월 10만~50만 원'(42.8%)이 가장 많이 꼽혔다. 활용처로는 '기본 생활비'(64.6%)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해 생계 보완 수단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컸다. 저축·투자(40.1%)와 취미·여가(36.0%)를 꼽은 비중도 적지 않아 삶의 질 개선 재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분배냐 투자냐… 경기연구원, 3단계 다층적 정책 설계 제언
경기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AI 공유부 정책이 '분배 대 투자'의 양자택일이 아닌, 단계적이고 다층적인 설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3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1단계(형평성 시정)에서는 데이터센터 전기요금 전가나 해외 기업 조세 회피 등 부당한 비용 부담을 바로잡는 데 집중한다. 2단계(기금 및 인프라 투자)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기금을 적립해 성장 기반을 확충하며, 3단계(배당 확대 검토)에 이르러 기술적·제도적 기반이 성숙했을 때 현금배당 및 지분형 모델을 신중히 검토하자는 구상이다.
이승환 경기연구원 AI연구실장은 "AI 공유부는 정답이 하나인 문제가 아니므로 현금·기금·지분 등 여러 방식을 목적에 맞게 조합해야 한다"며 "낮은 인지도를 보완하기 위해 도민 대상의 폭넓은 공론화와 숙의 절차를 선행하여 정책의 정당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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