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평등가족부가 고의적인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행정제재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국가 선지급제를 도입한 결과 양육비 이행률이 5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소요되던 감치명령 절차를 생략하고 이행명령만으로 즉시 제재에 착수할 수 있게 되면서 제도적 실효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법조계 및 현장 전문가들과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 제재조치 및 이행 방안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성과와 향후 개선 방안을 점검했다.
감치명령 폐지·소명기간 단축… 징수 속도전 돌입
정부는 양육비 이행 확보를 위해 2021년 출국금지, 운전면허 정지, 명단공개 등의 행정제재를 도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왔다. 특히 2024년 9월부터는 기존에 필수적이었던 '감치명령' 절차를 없애고, 가정법원의 '이행명령'만 내려지면 즉각적인 행정제재가 가능하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또한, 2025년 7월부터는 명단공개 전 채무자에게 부여하던 사전 소명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10일로 대폭 단축해 집행 속도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제재 의결 건수는 2024년 947건에서 2025년 1,389건으로 급증했으며, 2021년 38.3%에 불과했던 양육비 이행률은 2026년 6월 기준 49.9%까지 상승했다. 누적 이행금액은 3,002억 원을 돌파했다.
국가 선지급제 가동 및 국세 수준의 강제징수
양육비 채권 미확보로 당장 생계 위기에 처한 한부모가정을 보호하기 위한 '양육비 선지급제'도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이는 국가가 먼저 양육비를 지급한 뒤, 채무자로부터 해당 금액을 회수하는 제도다.
성평등가족부는 선지급금의 원활한 회수를 위해 채무자를 대상으로 국세징수법에 준하는 강력한 강제징수 절차를 집행하는 통합 관리망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채무자의 예금, 부동산, 차량 등을 신속하게 압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경제적 취약 채무자 대상 맞춤형 자활 지원
이번 간담회에서는 고의적 체납자에 대한 엄정 대응뿐만 아니라, 실직이나 질병, 파산 등 경제적 무자력 상태에 빠진 채무자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도 심도 있게 논의됐다.
소득이 급감한 비양육부모가 현실적인 상환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가정법원의 '양육비 감액 심판 청구' 법률 상담을 지원한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의 국민취업지원제도 등과 연계해 생계 곤란 채무자가 근로소득을 확보하고 양육비 채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돕는 선순환 환경 조성 방안도 모색했다.
"양육비는 자녀 생존권, 촘촘한 안전망 구축할 것"
현행법상 양육비는 협의이혼 시 '양육비부담조서', 재판상 이혼 시 판결문을 통해 월 지급액이 확정되며, 자녀가 만 19세 성년에 도달하기 전월까지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미지급 시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이행명령, 직접지급명령 등을 신청할 수 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간담회에서 "양육비는 단순한 금전 채권이 아니라 미성년 자녀의 생존과 성장을 뒷받침하는 부모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라며 "고의적 미지급에는 엄정한 제재와 강제징수를 적용하되, 생계 곤란 가정에는 국가 선지급과 자활 지원을 병행하여 촘촘한 양육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