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군 복무기간 전체를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고, 위기가구의 복지급여를 공무원이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14개 소관 법률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1일 열린 제439회 국회 정기회 본회의에서 '신청주의 개선 관련 6개 법률', '국민연금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등 총 14개 일부개정법률안이 최종 의결되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법안 통과를 두고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더욱 두텁게 지키는 '목숨을 살리는 정부'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기가구 선제적 발굴 및 직권신청 법제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의 '수동적 복지'에서 벗어나 국가가 먼저 위기가구를 찾아 나서는 '적극적 복지'로의 대전환이다. 그동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제도를 알지 못해 급여를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생계유지가 곤란한 위기가구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복지급여를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또한, 적극적으로 해당 업무를 수행한 공무원에게는 면책 특권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규정을 신설하여 제도의 실효성을 높였다. 주거급여 지원 항목에는 관리비를 새롭게 추가해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주거 안정을 도모한다.
군 복무자 및 다자녀 가구 노후 보장 확대
청년층과 다자녀 가구를 위한 국민연금 혜택도 대폭 강화된다. 기존에는 군 복무 기간 중 최대 12개월까지만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는 '군복무 크레딧' 제도를 운영해 왔다.
개정된 국민연금법에 따라 2027년 제대자부터는 '복무기간 전체'를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게 되며, 6개월 미만 복무자에 대한 불인정 조항도 전면 폐지됐다. 저출산 문제 대응의 일환으로 둘째 자녀 출산 및 입양 시 제공되는 국민연금 가입기간 추가 산입 혜택 역시 기존 12개월에서 15개월로 확대되어 다자녀 가구의 노후 보장을 한층 두텁게 했다.
응급실 미수용 해소 및 의료진 법적 부담 완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개정된 응급의료법은 시·도지사가 중증도별 이송병원 선정과 우선수용병원 지정 등을 포함한 '지역이송체계'를 의무적으로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위해 중앙 및 광역응급의료상황실 설치 근거를 명확히 하고, 119구급상황관리센터와 실시간으로 병원의 수용 능력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특히, 응급의료 종사자가 중대한 과실 없이 발생한 의료사고로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 형사처벌을 필요적으로 감면하거나 면제하도록 하여, 의료진이 법적 부담 없이 응급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자살예방 체계 고도화 및 구조자 책임 감면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개정을 통해 더욱 촘촘한 생명안전망이 구축된다. 형사사법정보와 사회보장정보를 결합 및 분석하여 데이터에 기반한 자살예방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응급의료기관은 자살시도자의 정보를 자살예방센터 등 유관 기관에 의무적으로 연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생명이 위급한 자살시도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재산상 손해나 사상이 발생하더라도,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선의의 구조자에게는 민·형사상 책임을 감면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이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생명 구호 활동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보건복지부는 국회를 통과한 14개 법률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각 법안 시행일에 맞춰 차질 없이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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